6화. 추적자
2026. 7. 16. · 👁 6
서리 왕궁을 빠져나온 것은 다섯이었다. 카엘, 예린, 모이라, 호위대 셋. 그리고 한 자루의 검. 한 자루의, 어머니의 얼음의 축복을 물려받은, 가문의 검.
그들 뒤에서는, 빙결 기사단이 출발하고 있었다. 살아있는 얼음 군대. 그리고 겨울의 왕. 20년 만에 깨어난 왕가의 피를, 다시 잠재우려는 자.
산이 깊었다. 북쪽의 산. 카엘은 그 산을 넘어야 했다. 동부 변경의 마법사 마을로. 적어도 그들은 그러한 계획을 세웠다.
하루가 지났다. 이틀이 지났다. 빙결 기사단의 추적은 멈추지 않았다. 그들 뒤에서, 항상. 눈 덮인 산등성이 너머로, 푸른빛. 그리고 종소리. 종소리가 가까워질수록, 추적자가 가까워진다는 뜻.
빨리 가야 해. 예린이 말했다. 그들이 따라잡기 전에.
모이라가 뒤에서 헐떡이고 있었다. 노파는 20년의 힘을 다 써서 카엘을 마를렌 촌에 숨겼고, 또 그 힘을 써서 카엘의 성장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이제 세 번째로, 그 힘을 쓰고 있었다. 따라가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카엘의 어머니의 시녀로서, 마지막 임무.
모이라 할머니. 카엘이 모이라의 팔을 잡았다. 제가 업고 갈게요.
안 돼. 모이라가 말했다. 넌 검을 들고 있어야 해. 검을 잃으면 네가 아니야. 그리고 검을 잃으면 왕국도 잃어.
카엘은 모이라를 내려놓고, 자기 검을 한 손에 들었다. 그리고 앞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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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날, 산등성이 너머로, 누군가 보였다. 한 명. 붉은 망토. 검은 갑옷. 그리고 한쪽 무릎을 꿇고.
왕자님.
엘드리히.
카엘이 멈추었다. 그리고 예린과 모이라가 그 뒤에 섰다.
엘드리히 경. 카엘이 말했다. 당신이 여기서 뭐 하는 거죠. 크라켄포트에 있어야 하지 않아요?
엘드리히가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조용히 말했다. 왕자님을 찾으러 왔습니다. 왕궁의 진동이 크라켄포트까지 닿았습니다. 왕자님이 검을 잡았다는 것을, 왕국 모두가 알았습니다. 저는 그 진동이 오기 전에, 여기서부터 왕자님을 기다렸습니다.
기다렸다고요? 예린이 물었다. 뭘.
왕자님이 이 길로 오실 것을. 그리고 제가 안내할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다른 길? 카엘이 물었다.
엘드리히가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 빙결 기사단의 눈에 안 띄는 길. 산의 동쪽을 돌아, 마법사 마을로 직접 가는 길.
카엘은 한참을 서 있었다. 그리고 대답했다.
안 돼요. 당신은 크라켄포트로 돌아가요. 당신은 이미 충분히 도와주셨어요.
충분하지 않습니다, 왕자님. 엘드리히가 말했다. 그리고 일어서며, 손을 카엘의 팔에 얹었다. 제가 해야 할 일이 더 있습니다.
그 손이 닿는 순간, 카엘은 멈추었다. 그리고 엘드리히의 눈을 보았다. 1화에서 보았던 눈. 충성의 눈. 20년을 기다린 눈. 그런데 지금 그 눈에, 무언가 다른 것이 있었다. 두려움. 그리고 결심. 그리고 후회.
엘드리히. 카엘이 조용히 말했다. 당신이 나를 팔려는 거죠.
엘드리히의 손이 멈추었다. 그리고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예. 왕자님. 제 딸이 있습니다. 겨울의 왕의 손에. 만약 제가 왕자님을 잡아가면, 겨울의 왕은 제 딸을 놓아줍니다.
카엘이 한 발짝 물러섰다. 예린이 칼을 뽑았다. 모이라가 뒤로 물러났다. 호위대원들이 양쪽으로 갈라섰다. 한쪽은 카엘의 편이었고, 다른 한쪽은 엘드리히의 편이었다. 한쪽이 배신자였고, 다른 한쪽은 충신이었다. 한쪽이 딸을 살리려 했고, 다른 한쪽은 왕국을 살리려 했다. 둘 다 같은 마음이었다. 사랑하는 이를 살리려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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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의 동쪽. 작은 동굴. 얼음의 벽. 푸른빛의 차가운 사슬. 카엘의 손목에 묶여 있었다. 예린의 손목에도. 그리고 모이라의 손목에도. 호위대원들은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었다. 한 명만 남았고, 그 한 명은 동굴 밖에서 지키고 있었다. 엘드리히가 아니라, 다른 호위대원. 충신.
엘드리히가 동굴 앞에 섰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왕자님. 제가 왕궁에 알리겠습니다. 잠시 후 빙결 기사단이 도착할 것입니다. 그리고 왕자님은 겨울의 왕 앞으로 데려가질 것입니다.
그리고 겨울의 왕이 동굴을 나섰을 때, 한 사람이 나타난다. 산 위에서. 한 손에 도끼를 들고. 그리고 반대쪽 손에, 마른 가죽 가방을 들고. 그리고 그 사람은, 산골짜기의, 마를렌 촌의, 평범한 농부의 아들이었다.
마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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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가 한 발짝 동굴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카엘을 보았다. 사슬에 묶여 있는 카엘을.
카엘. 마르코가 한참을 서 있다가 한 마디 했다. 너 여기 있었구나.
카엘은 한참을 마르코를 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마르코. 어떻게. 여기까지.
마를렌 촌에서. 마르코가 대답했다. 그 진동이 마을까지 닿았어. 너가 검을 잡은 진동. 그래서 나도 걸었어. 한 달. 그게 다야.
카엘은 한참을 서 있다가 말했다. 미안해. 감자탕은 더 끓여줄 수 없잖아.
마르코가 웃었다. 끓여. 네가 돌아오면. 내가 매일 끓여줄게. 이제 가자.
마르코가 도끼를 들었다. 그리고 한 발짝 동굴 밖으로 나섰다. 엘드리히가 그를 보았다.
당신이 누구냐. 엘드리히가 물었다.
마르코가 대답했다. 카엘의 친구. 그리고 감자탕을 끓여주는 사람.
엘드리히가 칼을 들었다. 그리고 명령했다. 호위대원, 저 자를 잡아라.
한 명의 호위대원이 마르코를 향해 갔다. 도끼를 든 농부의 아들이, 칼을 든 왕립 기사를 향해. 그리고 마르코가 도끼를 휘둘렀다. 한 번. 호위대원의 칼이 도끼에 부러졌다. 두 번. 호위대원의 손이 도끼에 잘렸다. 그리고 호위대원이 쓰러졌다. 한 번의 도끼질로. 마르코의 도끼질로.
이건 평범한 농부의 아들이 할 수 있는 도끼질이 아니었다. 20년 동안 멈춰 있던 시간이, 이 순간에 풀리고 있었던 것인가. 아니, 다른 무언가. 카엘의 검을 손에 쥔 진동이, 마를렌 촌까지 닿았고, 그 진동이 마르코 안에 잠들어 있던, 평범한 농부의 아들이 아니었던, 무언가를 깨운 것이었다.
엘드리히가 한 발짝 물러섰다. 그리고 외쳤다. 모두들. 동굴로. 빨리.
세 명의 호위대원이 동굴로 들어왔다. 그리고 마르코가 한 명씩 도끼로 쓰러뜨렸다. 한 명. 두 명. 세 명. 피가 동굴 벽에 튀었다. 차가운 얼음에, 따뜻한 피.
네 번째. 빙결 기사단의 정예. 한 명이 동굴 앞에 섰다. 키가 크고, 갑옷이 푸른빛으로 빛났다. 칼이, 마르코의 도끼보다 훨씬 길었다.
마르코가 도끼를 들었다. 그리고 외쳤다. 카엘. 가. 내가 이 자를 잡을 테니까. 너는 예린을 데리고 가. 동부로. 마법사 마을로. 가.
카엘이 소리쳤다. 마르코. 같이 가자. 같이.
마르코가 웃었다. 20년 만에 처음으로 진짜로 웃었다. 그리고 말했다.
가. 네가 감자탕을 끓여주러 돌아와야 하잖아.
빙결 기사단의 칼이 떨어졌다. 마르코의 도끼와 부딪혔다. 그리고 두 번째 일격이 마르코의 가슴에 닿았다. 푸른빛이 마르코의 가슴에서 피어올랐다. 그리고 마르코의 눈이 점점 더 흐려졌다.
마르코가 쓰러졌다. 동굴 입구에서. 카엘의 발치에서.
카엘이 사슬을 끊었다. 어떻게? 엘카린의 축복으로. 자신의 피로. 사슬이 부서졌다. 카엘이 동굴 밖으로 뛰어나왔다. 마르코의 곁에 무릎을 꿇었다.
마르코. 마르코. 일어났어. 같이 가자. 제발. 같이.
마르코가 카엘을 보았다. 그리고 한참을. 그리고 한 마디.
감자탕. 잘 끓여. 내가 안 끓여줄 테니까. 너를 위해, 끓여야지.
그리고 마르코의 눈이 닫혔다. 20년 동안 한 번도 자라지 않았던, 열 살의 얼굴로. 20년 동안 한 번도 변하지 않았던, 마를렌 촌의 농부의 아들로. 카엘의 진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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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 밖에서, 빙결 기사단의 정예가 카엘을 보았다. 그리고 다시 칼을 들었다. 이번에는 카엘을 향해. 끝내라고.
카엘이 일어섰다. 검을 들었다. 그리고 말했다.
한 마디만.
마르코.
그리고 카엘이 검을 들었다. 그리고 한 발짝. 두 발짝. 빙결 기사단의 정예를 향해. 푸른빛의 검과, 푸른빛의 갑옷. 그리고 마지막 일격이 정예의 목에 닿았다. 그리고 정예가 쓰러졌다.
카엘은 한참을 서 있었다. 그리고 눈이 뜨거워졌다. 눈물이 흘렀다. 차가운 산바람 속에서, 카엘의 첫 뜨거운 눈물.
마르코의 시체를 안고, 카엘이 한참을 울었다. 한참. 한참.
그리고 일어섰다. 그리고 말했다.
가자. 예린. 모이라. 동부로.
예린이 한참을 서 있다가 말했다. 카엘.
가. 카엘이 말했다. 동부로. 가자.
네. 예린이 대답했다. 가요.
그리고 그들은 마르코의 시체를 묻었다. 눈이 덮인 산등성이에서. 카엘이 직접, 도끼로, 무덤을 팠다. 그리고 무덤 앞에, 카엘이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한참을 묵상했다. 그리고 일어서며 말했다.
마르코. 약속할게. 영원한 겨울을 끝내면, 감자탕을 끓여줄게. 매일. 너 없이. 혼자서. 매일.
그리고 그들은 동부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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